최근 1억 달러의 상금이 걸린 XPrize 탄소 제거 경진대회에서 인도 스타트업 '마티 카본(Matix Carbon)'이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들이 제안한 기술은 생소하지만 과학적으로 검증된 강화 암석 풍화(Enhanced Rock Weathering, ERW)입니다.
탄소 포집 기술, 왜 중요한가?
기후 변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CO₂)를 효과적으로 줄이는 것은 전 세계의 과제입니다. 전기차, 재생 에너지, 탄소 배출권 등 다양한 방법이 연구되고 있지만, 직접 공기 중의 탄소를 제거하는 기술(CDR: Carbon Dioxide Removal)은 가장 근본적인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강화 암석 풍화란 무엇인가?
강화 암석 풍화는 지질학적으로 이미 존재하는 자연 현상을 인위적으로 가속화하여 공기 중의 CO₂를 고정하는 방식입니다. 화산암(예: 현무암, 조면암)을 미세하게 분쇄하여 농지 등에 살포하면, 이 암석이 빗물과 반응하면서 탄산염 광물(carbonate minerals)로 전환됩니다.
미세 분쇄된 화산암 + 이산화탄소 + 물 → 탄산염 광물 + 고정된 탄소
이 탄산염은 수백~수천 년 동안 안정적으로 땅이나 해양에 고정되어, 기후 변화 억제에 기여합니다.
왜 인도 팀의 기술이 우승했을까?
2021년부터 4년간 진행된 XPrize 경진대회는 단순한 이론이 아닌, 현실적으로 적용 가능한 대규모 솔루션을 요구했습니다. 마티 카본은 이 기술을 인도 농업 현장에 직접 적용하여, 대기 중 탄소를 실제로 저감하는 성과를 입증한 것이 결정적인 요인이었습니다.
기술의 장점과 한계
- 장점:
- 기존 농지 활용으로 인프라 확장 비용 절감
- 농업 생산성 향상 (토양 개량 효과)
- 탄소 고정 효과가 반영구적
- 단점:
- 탄소 포집 효과 측정이 어렵고 시각적으로 확인 불가
- 암석 분쇄에 추가 에너지 소모 및 탄소 배출 가능성
- 대규모 확산을 위한 정책 및 인센티브 부족
대한민국의 가능성: 제주도와 호남평야
우리나라 제주도는 대표적인 현무암 지형으로, 이 기술의 핵심 자원이 존재합니다. 다만 현무암의 외부 반출이 제한되어 있다는 점은 현실적인 한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 내에서 이 기술을 스마트 농업과 결합하여 시도한다면, 기후 대응 선도 지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탄소 포집 기술의 미래는?
강화 암석 풍화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저비용, 고효율의 가능성을 인정받아 세계적으로 실험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인도, 동남아시아 등 농지가 넓고 인프라 부담이 적은 국가를 중심으로 시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며, 향후 탄소 크레딧 시장과의 연계도 기대됩니다.
결론: 공기청정기를 넘어, 지구 청정기로
탄소 포집 기술은 단순한 과학 기술을 넘어 인류 생존과 직결된 이슈입니다. 공기청정기처럼 당장 눈에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지구를 위한 가장 근본적인 정화 시스템으로 자리 잡아야 할 기술입니다. 우리 모두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