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현재, 중국의 노동 문화는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996 근무 문화'라 불리는 주당 72시간 노동 방식은 과로 문제와 사회적 논란을 야기하고 있으며, 이에 반발하는 젊은 세대의 '탕핑(躺平)' 및 '백란(白爛)' 문화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중국의 과도한 노동 환경, 그에 대한 청년 세대의 대응, 그리고 국가 차원의 정책 변화까지 심층적으로 살펴봅니다.
996 근무 문화란 무엇인가?
'996'은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9시에 퇴근하고 주 6일 일하는 근무제를 뜻합니다. 주당 72시간이라는 장시간 노동은 단순한 관행이 아닌, 중국의 IT, 스타트업, 대기업에서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업무 방식입니다.
이 문화의 문제점은 명확합니다. 과도한 노동은 건강 악화는 물론, 과로사까지 야기하며, 중국 노동법에도 명백히 위배됩니다. 현재 중국 노동법은 주당 40시간, 최대 연장 시 44시간을 허용하며, 996은 그 기준을 훨씬 초과합니다.
DJI의 '조기 퇴근' 정책이 낳은 충격
드론 세계 1위 기업인 DJI는 2024년 2월, 오후 9시 퇴근을 의무화한다는 정책을 발표하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 발표는 중국 내에서는 ‘조기 퇴근’으로 받아들여졌으며, SNS에서는 수천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전까지 DJI의 직원들은 자정까지 근무하거나 새벽 2시 퇴근도 빈번했다는 증언이 나올 정도로 노동 강도가 높았습니다. 이에 비하면 밤 9시는 오히려 '빠른 퇴근'으로 인식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탕핑과 백란, 일하지 않겠다는 청년들의 반격
중국 청년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탕핑 문화'는 말 그대로 '평평하게 눕는다'는 의미로, 사회적 성공이나 경제적 성취를 포기하고 최소한의 삶을 추구하는 자세를 말합니다. 이에 더해 '백란 문화'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사회적 책임조차 부정하는 극단적 방관 태도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단순한 게으름이 아니라, 심각한 취업난과 장시간 노동에 대한 반감, 그리고 극심한 임금 격차와 불평등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35세의 저주 – 중국 청년들의 조기 퇴출 구조
중국에서는 ‘35세의 저주’라는 말이 공공연히 회자됩니다. 이는 35세 이상의 근로자가 고령자로 간주되며, 이직이 어려워지고,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기 쉬운 노동 시장의 현실을 반영합니다. 실제로 다수의 채용 공고가 35세 미만만을 지원 자격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지 민간기업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공무원 채용에서도 35세 제한이 존재해 정부 차원에서도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의 변화: 노동시간 감축과 워라밸 정책 추진
최근 중국 정부는 과로 문화 개선과 워라밸 보장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국가시장관리감독총국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주 44시간 준수를 촉구했으며, 국무원은 근로자의 휴식과 유급휴가 보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복지 차원을 넘어 내수경제 활성화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미국과의 무역 전쟁 이후 수출 의존도가 줄어들며, 중국 정부는 소비 중심의 성장 전략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선 근로자들이 쉴 시간과 소비할 여유가 필요하며, 과거와 같은 996 문화는 오히려 국가 경쟁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마무리: 노동의 미래, 어디로 가야 하는가?
중국의 996 근무 문화는 단순한 기업의 선택이 아니라 사회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반영합니다. 이로 인한 청년들의 좌절, 저출산, 실업 문제는 점점 더 심화되고 있으며, 정부 역시 그 심각성을 인지하고 점진적인 개혁을 추진 중입니다.
중국의 변화는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노동 시간, 워라밸, 청년 일자리와 같은 이슈는 국경을 초월해 우리 모두가 고민해야 할 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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