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벨문학상 작가의 첫 소설, 영화로 다시 태어나다
2025년 5월, 세계적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는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 자신의 데뷔작 『창백한 언덕 풍경』의 영화 시사회에 참석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그는 기억의 흐릿함과 예술이 지닌 교류의 힘에 대해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건 25살 때 쓴 아주 형편없는 책이에요. 하지만 영화계에는 그런 책이 멋진 영화가 되는 전통이 있잖아요.” – 가즈오 이시구로
🧠 기억과 망각, 그리고 어머니의 나가사키
이시구로는 1954년 일본 나가사키에서 태어나, 다섯 살 때 가족과 함께 영국으로 이주했습니다.
첫 소설 『창백한 언덕 풍경』은, 어머니가 경험한 피폭 후 나가사키와, 그의 희미한 유년 시절의 기억에서 비롯된 작품입니다.
그는 기억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기억이 흐릿해질 때, 그것을 문학으로 만들면 안전할 거라 느꼈어요.”
“어머니의 기억을 직접 쓰지는 않았지만, 우리가 나눈 대화가 이 책의 토대였죠.”
🎬 영화화와 새로운 장면의 의미
이번 영화는 단순한 각색이 아닙니다.
히로세 스즈가 주연을 맡고, 이시카와 게이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원작에 없던 중요한 장면을 추가했습니다.
“남편이 내가 피폭자였어도 나를 사랑했을까?”
이 대사는 피폭자 차별 문제를 정면으로 다룹니다.
이시구로 역시 이 장면이 오늘날에는 꼭 필요하다고 인정합니다.
“지금 세대에게 핵전쟁의 현실을 더 명확히 전달해야 하죠. 이건 일종의 재해석이에요.”
📚 전쟁을 다룬 문학은 왜 중요한가?
이시구로는 어머니를 통해 배운 전쟁의 진실을 말합니다.
전쟁은 단지 거대한 사건이 아니라, 작고 평범한 일상 속의 고통이라는 것입니다.
“친구와의 긴 대화가 끊기고, 일상이 산산이 부서지는 게 전쟁이에요.”
“문학은 그런 조용한 기억을 담는 그릇이어야 해요.”
🌍 예술은 평화를 지킬 수 있을까?
그는 예술이 직접적으로 전쟁을 막을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예술은 사람들을 연결하고, 대화하게 만들 수 있다고 믿습니다.
“문학과 영화는 우리가 ‘같은 대화’ 안에 머물게 해줍니다.
서로 생각이 달라도, 그 대화 안에 있는 것이 중요해요.”
예로, 그는 칸 영화제에서 본 이란 영화를 언급합니다.
그 경험을 통해 그는 “이란에도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전쟁의 대상이 아닌 존재들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 80년간의 평화, 우리는 잊고 있는가?
이시구로는 지금 이 시기를 매우 위험한 시기로 봅니다.
“전쟁 이후 세운 유엔, IMF, 세계은행 같은 평화의 기둥이 흔들리고 있어요.
우리는 평화가 당연하다고 착각하고 있습니다.”
그는 평화의 기억을 잃지 않기 위해 예술이 해야 할 역할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창백한 언덕 풍경』이 있습니다.
📖 맺으며 — 우리가 지켜야 할 기억
『창백한 언덕 풍경』은 단순한 회고가 아닙니다.
기억과 망각 사이에서 우리가 무엇을 기억해야 하고, 어떻게 전해야 할지를 묻는 이야기입니다.
이시구로는 말합니다.
“이제는 부모 세대의 기억을 새롭게 포장해서 전달해야 해요.
젊은 세대가 이 이야기가 ‘자신들의 미래’와 연결돼 있다는 걸 느끼게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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