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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링글스의 역사: 감자칩인가, 감자칩이 아닌가?

by 알고 버는 남자 2025. 6. 5.

작성일: 2025년 6월 5일

감자칩의 기원과 프링글스의 등장

바삭하고 짭짤한 맛으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프링글스. 한 번 열면 멈출 수 없다는 이 스낵은 사실 감자칩이 아닌 감자 기반 반죽으로 만든 독특한 과자입니다. 프링글스의 개발은 1956년, 미국의 대기업 P&G가 감자칩의 '잘 부서지는 단점'을 개선하고자 시작한 프로젝트에서 출발합니다.

깨지지 않는 감자칩, 과학자의 도전

P&G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식품 개발자가 아닌 화학자 프레드릭 보어를 채용했습니다. 그는 약 2년간의 시행착오 끝에 낙엽의 구조에서 영감을 받은 ‘쌍곡면 구조’를 채택, 감자칩이 쉽게 깨지지 않는 독창적인 디자인을 개발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맛’이었습니다. 생감자가 아닌 감자 가루로 만든 반죽은 기존 감자칩 특유의 맛과 식감을 따라가기 어려웠고, 프로젝트는 일시 중단됩니다.

프링글스 통의 탄생과 유산

비록 맛 개선에는 실패했지만, 프레드릭은 세계 최초의 관형 감자칩 포장통을 개발합니다. 공기를 제거하고 질소를 주입해 바삭함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이 포장방식은 이후 스낵업계의 표준이 되었고, 그는 자신의 유골을 프링글스 통에 담아달라는 유언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재도전과 완성: 맛의 혁신

1960년대 중반, 프링글스 프로젝트는 재개됩니다. 새롭게 투입된 연구원 알렉산더 리가 맛을 대폭 개선하고, 작가이자 엔지니어였던 진 울프가 생산 장비 개발에 기여하면서 1967년 프링글스는 드디어 시장에 출시됩니다. 하지만 초기엔 ‘진짜 감자칩이 아니다’라는 논란과 맛 부족으로 판매 부진을 겪습니다.

정체성 논란과 법적 분쟁

1975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프링글스를 '감자칩'으로 인정하지 않았고, '포테이토 크리스프'라는 명칭 사용을 요구했습니다. 이후 영국에서도 과세를 둘러싼 소송이 벌어졌으며, 2009년에는 “감자 함량이 충분하므로 감자칩으로 과세해야 한다”는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글로벌 스낵 브랜드로의 도약

프링글스는 맛과 포장, 브랜드 캐릭터 ‘줄리어스 프링글스’의 인지도를 기반으로 꾸준히 성장해, 현재는 160종 이상의 다양한 맛을 출시하며 세계 140개국 이상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2012년 켈로그에 인수된 이후 연 매출 500억 원 이상을 꾸준히 달성하며 켈로그의 대표 스낵 브랜드로 자리잡았습니다.

프링글스가 남긴 것

프링글스는 단순한 감자칩이 아닙니다. 제품 개발에 과학을 도입한 브랜드이며, 포장 기술과 맛의 다양성, 그리고 캐릭터 마케팅을 통해 성공한 글로벌 스낵 브랜드입니다. 감자칩의 한계를 넘어선 프링글스는 오늘날에도 그 독창성과 실험정신으로 많은 소비자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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