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29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기존 연 2.75%에서 2.5%로 0.25%포인트 인하했습니다. 올해 들어 두 번째 금리 인하이자, 경기 부양을 위한 네 번째 인하입니다. 문제는 단순한 금리 조정이 아니라, 그 배경에 담긴 대한민국 경제의 심각한 위기 신호입니다.
금리 인하 배경: 성장률 전망의 급격한 하락
한국은행은 이번 금리 인하의 이유로 “성장세 약화”를 들었습니다. 2025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당초 1.9%에서 0.8%로 대폭 하향 조정되었습니다. 이는 OECD 주요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며, 일본보다도 낮은 성장률입니다.
문제는 추경(추가경정예산) 12조 원을 반영한 수치임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의 전망밖에 나오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향후 2차 추경이 반영되더라도 큰 폭의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수출·건설·소비 모두 마이너스 성장
구체적인 경제 지표를 살펴보면 위기의 실체가 드러납니다.
- 수출 성장률: -0.1%
- 건설 투자: -6.1%
- 민간 소비: +1.1% (그러나 실질 소비는 감소)
2025년 1분기 GDP 성장률은 -0.25%로 역성장을 기록했으며, 4월에는 산업 생산(-0.8%), 소비(-0.9%), 설비 투자(-0.7%)가 모두 감소하는 트리플 감소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소득은 늘었지만 소비는 줄어드는 이유
2025년 1분기 실질 소득은 증가했습니다.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35만 원으로 전년 대비 2.3% 상승했지만, 실질 소비 지출은 0.7% 감소했습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최대폭 감소입니다.
소득이 늘었음에도 소비가 감소한 배경에는 불확실한 경제 전망과 취업 불안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특히, 저소득층의 소득은 줄고 고소득층만 증가하면서 소득 격차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소비 여력이 있는 중하위 계층의 소비 심리가 얼어붙은 것입니다.
부동산과 주식시장, 자산만 '과열'
금리를 내렸지만 그 혜택은 실물경제가 아닌 자산시장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구 아파트는 17주 연속 상승 중이며, 5월 4주 차에는 주간 상승률이 0.4%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단순 환산 시 연간 19% 상승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주식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코스피는 2,700포인트를 돌파하며 연초 대비 12% 이상 상승했습니다. 증권주, 은행주는 40~60% 가까이 급등하며 자산 시장의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저소비 사회로 전환되는 대한민국
전문가들은 지금의 현상을 “저성장-저금리-저물가-저소비”의 4저 사회 진입으로 해석합니다.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소비보다는 저축, 미니멀리즘, 가성비를 추구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일본이 겪었던 장기침체의 전조와 닮아 있습니다. 소비가 줄고, 기업의 매출이 줄며, 다시 고용과 소득이 위축되는 악순환 구조가 형성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방향: 정책보다 중요한 심리
한국은행은 향후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문제는 금리보다 소비자와 기업의 신뢰 회복입니다. 정책만으로는 회복이 어렵고, 민간의 자발적인 지출과 투자가 동반돼야 경기 회복이 가능합니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과 지속 가능한 소비와 투자입니다. 개인은 불안에만 휩싸이지 말고 장기적인 재무 계획과 자기 계발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현재 경제 상황은 불안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힘은 결국 각자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정부와 한국은행의 방향을 주시하면서도, 나만의 전략을 세워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