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미국 텍사스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규모의 극한 홍수를 겪으며 역사적인 재난으로 기록되었습니다. 단 몇 시간 만에 하천 수위가 8m 이상 상승하고, 130명 이상이 목숨을 잃으며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그러나 단순한 자연재해를 넘어 이 사건은 정부의 예산 삭감과 기상예보 시스템 부재라는 구조적인 문제가 겹쳐 일어난 참사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비상사태: 50년 만의 폭우가 텍사스를 강타하다
미국 남부에 위치한 텍사스는 예년에도 홍수 피해가 잦은 지역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번 폭우는 예측 불가능한 속도로 진행됐습니다. 강우량은 24시간 동안 최대 600mm 이상을 기록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45분 만에 하천 수위가 8m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이는 사실상 쓰나미에 가까운 급류로, 주민들이 대피할 시간조차 확보하지 못한 채 큰 피해를 입은 원인이 되었습니다.
경고 시스템의 부재, 원인은 '사람이 없었다'
놀랍게도 텍사스 일부 지역에는 폭우 당시 기상 예보관이나 수문학자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한 연방정부 인력 감축 정책에 따라 미국 기상청(NWS) 인력 수백 명이 해고된 결과입니다. 특히 텍사스 지역을 관할하는 예보관들이 4월 말 대거 퇴사하면서, 실제 재난 발생 시 적시에 경보를 발령할 수 있는 인력이 전무했습니다.
예보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자, 현지 소방 당국은 새벽 4시에 긴급 경보를 요청했지만, 그 승인에는 무려 6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일부 지역 주민들은 오전 10시가 되어서야 문자 경고를 받았으며, 그 사이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무너진 과학 기반 시스템, 미국의 민낯을 드러내다
미국 기상청은 상무부 산하 국립해양대기청(NOAA)에 속해 있으며, 연방 예산에 의해 운영됩니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기상 관측 및 기후 데이터 수집을 위한 관측소 폐쇄, 예산 삭감, 인력 구조조정이 반복되면서 대응 능력이 급격히 약화되었습니다. 특히 하와이 마우나로아에 위치한 세계적 수준의 이산화탄소 측정소 역시 폐쇄 예정에 놓이면서, 과학계의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측정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여겨지는 식의 행정 철학은 결과적으로 미국 사회를 눈먼 상태에서 재해를 맞이하게 만드는 위험한 행위라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정치적 책임 회피 vs 국민의 분노
사건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그런 질문은 악마 같은 짓"이라고 답하며 구조적인 책임을 부인했습니다. 백악관 대변인 역시 "이것은 신의 뜻이며, 정치적으로 해석하지 말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재난으로 가족을 잃은 시민들에게 큰 상처가 되었고, 재난 대응의 책임 소재를 두고 전국적 논쟁으로 번졌습니다.
기후변화와 극한호우, 더는 남의 일이 아니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한 지역의 자연재해가 아닌,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의 직접적인 결과로 받아들여져야 합니다. 실제로 텍사스뿐만 아니라, 일본 도쿄, 파키스탄, 나이지리아 등 세계 곳곳에서 유례없는 폭우와 홍수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는 이제 실시간으로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는 현실이 되었고, 이에 대응할 과학 기반 시스템과 정책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맺음말: 더 늦기 전에 '측정하고 예보하라'
2025년 텍사스 홍수는 '경고 없던 재앙'이라는 점에서 특히 참혹했습니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기후 위기뿐만 아니라, 인재(人災)라 불릴 만한 예산 삭감과 구조조정이 존재합니다. 과학은 측정에서 시작되며, 예보는 생명을 구하는 첫 번째 수단입니다. 선진국이라 불리는 미국에서조차 기후 재난에 취약할 수 있다는 사실은, 전 세계 모두가 기후 위기 대응에 적극 나서야 함을 다시금 상기시킵니다.